| LCK컵 2일차 젠지 vs DRX (출처 : LCK공식 유튜브) |
2026 LCK컵 2일차(1/15)는 두 경기 모두 2:0으로 끝났지만, 내용은 전혀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젠지는 운영으로 체급을 증명했고, BFX는 교전으로 상대의 선택지를 지워버렸거든요. 같은 2:0인데 결이 완전히 달랐어요. 저는 두 경기를 연달아 보면서 "올해 LCK의 두 가지 강함이 이거구나" 싶었는데, 결과보다 과정이 더 또렷했던 하루였습니다.
Gen.G vs DRX – 바론을 내줘도 게임은 가져가는 체급
1세트는 "아, 이게 LCK컵이구나" 싶은 변수가 확실히 있었습니다. DRX도 초반에 캐니언의 판테온을 잡아내며 호흡을 맞추는 장면이 나왔거든요. 하지만 젠지는 이런 흔들림을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기인의 레넥톤과 판테온 연계로 리치의 케넨을 끊어내며 균형을 다시 맞췄고, 전령 교전에서도 힘으로 주도권을 가져갔습니다. 쵸비 아지르가 궁극기로 상대 바텀 듀오를 정리하면서 골드 격차가 빠르게 벌어졌습니다.
그런데도 DRX가 중반에 정말 좋은 타이밍으로 반격을 성공시킵니다. 케넨의 쿼드라킬이 나오고 바론까지 연결됐거든요. 근데 여기서 젠지의 체급이 드러났습니다. DRX가 바론을 먹고도 "바론으로 뭘 부수고, 시야를 어떻게 먹고, 다음 한타를 어디서 열지"가 깔끔하게 이어지지 않자, 젠지가 곧장 주도권을 되찾았어요. 결정적인 한타 한 번으로 넥서스를 끝내버린 건데, 제가 보기엔 이 장면이 젠지의 체급을 가장 무섭게 느끼게 만드는 포인트였습니다. 바론을 내줘도 게임을 가져가는 팀이라니.
2세트는 설명이 오히려 단순합니다. 바텀 4레벨 타이밍 2대2 교전부터 정확히 득점을 만들고, 드래곤 앞 교전까지 일방적으로 가져가며 24분 만에 끝냈거든요. 이 경기에서 상징적인 숫자는 룰러 17킬입니다. 팬으로서는 "와, 시원하다"가 먼저 나왔는데, 분석적으로 보면 더 중요한 건 킬이 나오는 구조였습니다. 젠지는 작은 이득을 얻는 순간 그걸 오브젝트, 시야, 교전으로 끊임없이 연결해요. 그래서 골드가 5,000에서 10,000으로 벌어지는 구간이 유독 빠르게 느껴졌고, 그 시점부터는 DRX가 어떤 선택을 해도 정답에 가까운 반격 루트를 찾기 어려운 형태로 굳어졌습니다.
POM 룰러 인터뷰 (출처: LCK 공식 유튜브)
룰러의 소감이 웃겼습니다. "펜타는 못하는 건 일상입니다. 그냥 그러려니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젠지의 가장 큰 강점은 승리 플랜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봅니다. 1세트처럼 변수가 생기면 운영으로 복구하고, 2세트처럼 초반 주도권을 잡으면 교전으로 숨통을 끊어요. 시즌 초반인데 두 버전이 동시에 나왔다는 게 인상적이었거든요.
BFX vs 농심 – 난전이 시작되면 BFX 쪽으로 기운다
두 번째 매치는 BNK FearX가 농심을 2:0으로 잡았습니다. 핵심은 "농심이 못해서 졌다"가 아니라, 난전이 시작되는 순간 BFX가 그 난전을 자기 방식으로 고정했다는 점이에요. 1세트에서 디아블의 유나라가 바텀 강가 교전에서 2킬로 시동을 걸었고, 이후에도 교전이 교전을 부르면서 농심의 선택지가 하나씩 사라졌습니다.
농심도 받아치는 장면은 있었습니다. 다이브로 유나라를 끊어내거나 드래곤 앞에서 성과를 낸 구간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근데 그 이득이 정리로 이어지기 전에 BFX가 다음 교전을 먼저 열어버립니다. 시야가 얇아진 구간을 파고들고, 합류가 늦은 챔피언을 끊어내는 식인데, 겉으로 보면 화끈한 싸움이지만 안쪽은 매우 계산된 속도전이었습니다.
2세트는 상징 장면이 더 또렷했어요. 빅라의 사일러스가 스카웃의 오리아나를 솔로킬로 찍어누르면서 라인 주도권과 템포가 한 번에 BFX 쪽으로 기울었거든요. 켈린의 니코 궁극기가 교전 결론을 빠르게 만들었고, 바론 이후에는 도망가는 병력을 잡아내며 농심이 숨 돌릴 구간을 없앴습니다.
빅라 승리 후 세레머니 (출처: LCK 공식 유튜브)
솔직히 스카웃 선수의 첫 LCK 복귀 경기라 기대가 컸는데, 내용이 좀 아쉬웠습니다. 확실히 BFX는 로스터를 그대로 유지해서 그런지 팀 합이나 경기력이 돋보였거든요. 특히 디아블과 켈린의 바텀 라인은 기대를 했었는데 역시나 잘해줬고, 전체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생각보다 많은 걸 보여주고 있어서 앞으로가 더 기대됩니다. 작년에 BFX 경기를 처음 봤을 때는 "이 팀이 얼마나 갈까" 싶었는데, 지금 보면 제 예상이 완전히 틀렸어요.
2일차가 보여준 것, 그리고 다음 관전 포인트
T1 팬으로서 솔직히 말하면, 이런 팀들이 초반에 색깔을 확실히 찍어버리면 리그 전체가 더 재밌어집니다. 상대가 나한테 맞춰오게 만드는 팀이 늘어나면 밴픽부터 경기 설계까지 변수가 많아지거든요. 제가 보기에 시즌 초반부터 "그룹 구도에서 연승 흐름을 타느냐"가 핵심인데, 젠지는 관리된 강함으로, BFX는 교전의 확신으로 각자 자기 색깔을 가장 빠르게 찍었습니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젠지는 바텀 중심 전개가 계속 통할 때, 상대가 바텀을 과하게 막으려 하면 플랜B가 어떤 형태로 나오느냐가 궁금해요. BFX는 교전 감각이 강점인 만큼, 불리한 조합이나 불리한 시야에서도 교전을 열어야 하는 순간에 어디까지 절제가 가능한지가 중요해 보입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2일차는 분명히 올해의 두 가지 강함이 무엇인지 미리 보여준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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