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심 vs KT 2026 LCK컵 (출처: LCK 공식 중계) |
1월 30일 금요일, 바론그룹의 운명을 가르는 경기가 열렸습니다. 농심 vs KT. 브리온과 DNS가 모두 패배한 상황이라, 농심마저 지면 1·2주차를 전승으로 마친 T1과 젠지가 억울한 상황에 놓일 수 있었거든요. 결과는 5세트 풀세트 끝에 농심 승리. 보면서 심장이 터질 뻔했습니다.
솔직히 이 경기는 단순히 "농심이 이겼다"로 끝낼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5세트 동안 두 팀의 밴픽 철학이 완전히 달랐고, 세트마다 분위기가 왔다 갔다 하면서 정말 긴장감이 장난 아니었거든요.
1~2세트 – 태윤이 스크림에서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1세트 밴픽 (출처: LCK 공식 중계)
1세트에서 태윤이 유나라를 잡았는데, 그동안 "스크림에서 유나라급이다"라는 소문만 있었거든요. 근데 이날 진짜 보여줬습니다. 상대 스킬 쿨타임을 정확히 계산하고 과감하게 들어가는 플레이가 나왔는데, 해설진도 "태윤이형 딜 계산 진짜 지렸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제가 봐도 맞을 거 다 맞고 나서 역으로 딜교환을 이기는 장면은 소름이 돋았습니다.
2세트 밴픽 (출처: LCK 공식 중계)
2세트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농심이 초반 라인전에서 불안했거든요. 근데 오리아나 궁 운영이 게임을 바꿨습니다. 농심의 전략은 명확했습니다. "한 면으로만 싸우면 무조건 이긴다." 오리아나가 계속 아지르 궁을 빼서 라인 클리어를 방해하고, 레나타 궁으로 좁은 곳에서 한타를 유도하는 구조였습니다.
특히 나르의 희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해설진이 "묘자리를 완벽하게 선정해서 죽었다"고 했는데, 진짜 딱 맞는 표현이었습니다. 나르가 일부러 위험한 곳으로 도망가면서 아지르 시선을 본대에서 완전히 차단했거든요. 그 사이 본대가 레나타 궁으로 KT를 분쇄했습니다. 2:0. 여기까지는 농심이 완벽했습니다.
3~4세트 – KT가 답을 찾아버렸다
3세트 밴픽 (출처: LCK 공식 중계)
3세트에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습니다. KT가 농심의 약점을 정확히 짚었거든요. 농심이 돌 챔피언(말파이트, 문도, 세주아니)을 잡았는데, BDD 아리가 초반부터 요네를 완전히 압도해버렸습니다. 솔로킬까지 따내면서 미드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갔고, 거기서부터 게임이 KT 쪽으로 흘러갔습니다.
4세트 밴픽 (출처: LCK 공식 중계)
4세트 밴픽은 진짜 재밌었습니다. KT가 잭스, 아칼리, 루시안 같은 암살 챔피언으로 조합을 짰고, 농심은 케이틀린을 중심으로 탐켄치, 자르반, 갈리오, 그라가스까지 "공주님 지켜" 조합을 만들었거든요. 초반에는 농심이 잘 지켰는데, 중반부터 케이틀린이 암살자들한테 계속 잡히면서 딜 로스가 심각해졌습니다. 결국 KT가 넥서스를 부수면서 2:2 동점. 솔직히 이때 "아 농심 멘탈 괜찮나" 싶었습니다.
5세트 – 킹겐 올라프와 리헨즈 쉔, 이 조합이 답이었다
5세트 밴픽 (출처: LCK 공식 중계)
5세트에서 농심이 오로라-올라프-트런들-카이사-쉔 조합을 꺼냈습니다. 해설진이 "농심이 본인들의 철학을 보여준 밴픽"이라고 했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4세트에서 흔들렸는데도 자기 색깔을 버리지 않은 게 인상적이었거든요.
초반에 좀 걱정됐던 게, 킹겐 올라프가 텔레포트를 들어서 유체화가 없었습니다. 해설진도 "올라프 텔이 너무 거슬린다"고 했고, 실제로 사이온한테 라인전에서 고통받았거든요. 근데 킹겐이 이걸 극복하는 방식이 영리했습니다. 라인을 빠르게 밀고 남는 시간에 용 싸움에 합류하는 식으로 팀에 기여했습니다. 한타에서도 예상 밖의 생존력으로 KT 딜을 분산시켰고요.
그리고 이 경기의 진짜 조커는 리헨즈 쉔이었습니다. "쉔이 리얼 조커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완벽한 타이밍에 궁을 사용하면서 팀원을 살렸습니다. 중반 용 싸움에서 트런들을 먼저 끊어내고, 올라프가 딜을 분산시키는 사이에 오로라 궁으로 주요 딜러를 무력화시키면서 한타를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넥서스 파괴. 3:2 농심 승리.
경기 끝나고 태윤이 POM 인터뷰에서 "농심이 밥 값 못하는 거 같았는데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했는데, 솔직해서 웃겼습니다. "T1이랑 젠지 형님들 잘 부탁한다"면서 바톤을 넘기는 것도 좋았고요.
저는 이 경기를 보면서 농심이 시즌 초반보다 확실히 팀 색깔이 잡혀가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댄디 감독이 작년 한화 감독이었는데, 한화를 연속으로 꺾고 있는 것도 재밌는 스토리이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