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K vs DRX 플옵 1라운드 (출처 : LCK 공식 유튜브) |
2월 12일 BFX vs DNS에 이어 13일에도 풀세트가 터졌습니다.
DK 3:2 DRX.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이미 승자조 2라운드까지 끝난 상태입니다. DK는 젠지에게 3:1로 패배해 패자조로 내려갔고, DRX는 19일 DNS와 패자조 1라운드를 앞두고 있습니다. 돌아보면 이 경기가 두 팀 모두에게 꽤 중요한 분기점이었습니다.
경기 전 분위기는 DK 일색이었습니다. 플레이-인에서 이미 2:0으로 잡은 전적도 있었고, 압도적인 전력 차이를 생각하면 당연한 예측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풀세트 혈투가 펼쳐졌습니다.
1세트 – DRX가 먼저 터뜨렸습니다
1세트부터 예상이 깨졌습니다. 안딜의 노틸러스가 집요하게 그랩각을 노렸고, 지우의 코르키가 팀 킬의 절반 가까이를 가져가면서 DRX가 먼저 가져갔습니다. 리치의 케넨도 한타에서 존재감이 확실했고, 윌러의 신 짜오가 정글을 장악하면서 DK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았습니다.
작년 꼴찌팀이었던 DRX가 로스터를 새로 짜고, 조커 감독님의 코치 보이스 활용으로 경기력을 끌어올리더니 이 무대에서까지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솔직히 감동이었습니다. 특히 안딜과 지우의 바텀 시너지는 농심을 꺾고 올라올 때부터 계속 좋았는데, 이날도 유감없이 터졌습니다.
2~3세트 – 시소게임, 그리고 DRX 매치 포인트
2세트에서 DK가 반격했습니다. 루시드의 문도가 정글을 지배하고 쇼메이커의 조이가 합세하면서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3세트에서 다시 DRX가 가져갑니다. 밀리던 상황에서 유칼의 라이즈가 과감하게 진입하면서 흐름을 뒤집었고, DRX가 먼저 매치 포인트에 도달했습니다. 농심전에서 느꼈던 그 카타르시스가 다시 한번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솔직히 DK가 당연히 이기겠지 했지만, 마음 한켠에는 약팀을 응원하는 마음도 있거든요. 승리의 물꼬를 탁 터트리면 그 기세를 타고 쭉 갈 수 있는 게 프로인데, 이번에는 정말 될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4~5세트 – 집중력의 차이, 그리고 윌러의 눈물
하지만 4세트와 5세트는 달랐습니다. 매치 포인트에 몰린 DK의 4세트는 완전히 다른 팀이었습니다. 쇼메이커의 탈리야가 무데스로 맵을 장악했고, DRX에게 고작 2킬만 허용하며 27분 만에 끝냈습니다. 압박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은 역시 DK의 내공이었습니다.
5세트에서 쇼메이커는 트위스티드 페이트를 꺼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1세트부터 5세트까지 갈 것 같은 느낌이 있었고, 마지막은 진짜 이기고 싶다는 의지로 임했다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그게 그대로 경기에 묻어났습니다. 트페의 글로벌 압력으로 맵 전체를 통제하면서 스매시의 징크스가 자유롭게 성장할 공간을 만들어줬고, 반면 DRX는 윌러의 세주아니 궁극기가 계속 빗맞히면서 힘을 실어주지 못했습니다. 결국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눈물을 흘리는 윌러 선수를 보면서 참 마음이 아팠습니다. DK에게 젠지급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연패를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 벽을 넘지 못한 겁니다. 그래도 DRX는 이미 충분히 증명했습니다. 작년 꼴찌팀이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모두가 DK의 완승을 예상했던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간 것만으로도 말입니다.
| POM 쇼메이커 (출처 : LCK 공식 유튜브) |
쇼메이커는 역시 쇼메이커였습니다
POM은 쇼메이커가 받았는데, 이건 만장일치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지르, 조이, 빅토르, 탈리야, 트페. 5세트 동안 다섯 챔피언을 전부 다르게 들고 나와서 전부 존재감을 보여줬으니까요. 특히 조이와 트페 판에서 거의 승리에 쐐기를 박은 수준이었습니다.
이틀 연속 풀세트를 보면서 느낀 건, 요즘 LCK는 경기력이 다 좋아서 무조건적인 강팀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젠지는 젠지입니다. DK를 3:1로 잡았거든요. 젠지 vs DK 리뷰도 곧 올리겠습니다.
